밀킹의 결과

빵, 면, 술, 과자 등의 기호품으로도 많이 쓰이며, 교역이 활발하게 이루어집니다. 유럽, 양 아메리카, 중앙과 서아시아, 북아프리카 등지의 여러 나라에서 주식용으로 쓰는 중요한 작물이며, 동양에선 지역에 따라 주식용으로 쓰는 곳도 있고 부식용으로 쓰는 곳도 있습니다. 쌀 농사가 발달한 곳은 밥이나 떡을 주로 먹듯이, 밀 농사가 발달한 곳은 음식문화 또한 면포류(빵, 과자, 면, 만두 등) 음식 위주로 발달됩니다. 대한민국은 쌀을 주식으로 하지만 한국인이 즐겨먹는 인스턴트 라면이나 짜장면을 비롯한 면류나 빵, 과자 등 많은 것을 밀로 만들기 때문에 밀도 한국인의 식습관에 뗄레야 뗄 수 없습니다.

겨를 깔끔하게 벗기기 어려워서 가루를 내 밀가루로 만들어 먹는 게 일반적입니다. 밀알을 내는 방법이 있긴 있는데, 검불에다 불을 붙여서 그 위에 밀알을 태우면 됩니다. 이러면 밀겨가 타서 재가 되는데 남은 걸 싹싹 비비면 하얀 낟알이 나옵니다. 쌀처럼 오독오독한 맛은 아니고, 씹으면서 입안에서 제분되고 침(=물)과 섞이면서 글루텐 반죽이 되어 쫄깃쫄깃해집니다. 이걸 밀사리라고 하는데, 옛날 시골아이들이 서리할 때 즐겨 쓰던 방법입니다. 오정희의 단편소설 '중국인 거리'에도 말리던 밀알을 훔쳐다가 이렇게 먹는 아이들이 묘사되는데, 왜인지 언어 영역 문제집 같은 데서 이 소설의 일부가 예문으로 나오면 열에 아홉은 이 장면을 싣습니다. 만화 검정 고무신에서도 껌을 주제로 하는 에피소드에서 만득이라는 작중 인물이 밀알을 이용해 껌을 만들어 씹는 장면이 나옵니다.

밀가루와 빵을 만드는 것이 일개 가정집에서 손으로 하기엔 보통 힘든 것이 아니기 때문에 밀을 주식으로 하는 곳에서는 풍차나 수차 방앗간과 빵집이 크게 발달했습니다. 특히나 권력을 가지고 있어야 방앗간을 운영할 수 있었고, 중세 농노들은 방앗간과 공동 화덕 사용료를 세금으로 지불해야 했습니다. 동아시아의 쌀은 그냥 토기에 물 붓고 삶으면 먹을 수 있는 밥이 되지만 밀은 통으로 삶으면 잘 익지 않아서 제분-제빵 등이 거대 시설이 필요했고, 오븐의 경우 연료 소모량도 많았습니다. 이때문에 시골 마을에서는 빵을 공동으로 구울때가 많았는데, 비용 탓에 김장마냥 몇달에 한번, 가난한 곳은 1년에 한 번 굽기도 했습니다.

기원전 9000~8000년경 서아시아에서 재배가 시작됐습니다. 밀의 활용도는 상당히 높습니다. 빵, 국수, 술, 과자 등 주식은 물론 기호품으로도 많이 쓰입니다. 밀은 쌀보다 단백질과 미네랄, 비타민 함량이 높고, 쌀이나 옥수수보다 칼로리는 낮습니다. 다만 쌀과 달리 필수 아미노산이 골고루 들어 있지 않아, 쌀을 주식으로 섭취했을 때와 비교해볼 때 고기나 유제품 등 동물성 식품이나 콩을 통해 단백질을 더 보충해서 섭취해야 합니다. 유럽, 미국 등 밀이 주식인 지역의 식생활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고대 밀의 경우 일반 밀에 비해 맛이 풍부하고 글루텐이 섬세하고 단백질 함량도 높은 편입니다. 밀에도 종류가 다양합니다. 종류마다 용도 역시 다릅니다.

전통적으로 쌀과 함께 인구부양력이 높은 작물로 선호받았습니다. 쌀보다 좀 더 서늘하고 건조한 지역에서 재배하고 선호했습니다. 중국에서는 고대 한나라 때부터 밀과 보리를 연달아 심는 연작이 보이기도 하고, 면적당 생산량에서 쌀과 비교하면, 평균적으로 약간 덜하지만 기술력으로 극복 가능한 수준입니다.

일단 세계평균으로는 쌀의 헥타르(10,000㎡)당 생산량은 4,000kg가량, 밀은 3000~3,200kg가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