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랍초의 결과

우선 벌들에게는 벌집을 만드는 데에 필수불가결한 재료로서, 특유의 허니콤(honeycomb)이라고 불리는 육각형 모양은 밀랍이 없으면 아예 만들어지지도 못합니다. 그리고 인간들은 이것을 벌집에서 탈탈 털어서 참 다양하게도 쓰고 있습니다.

아스라이 먼 고대에서부터 인류가 꾸준히, 그리고 요긴하게 사용해 온 물질 중 하나. 양봉은 꿀이 아닌 밀랍 때문에 시작되었다는 설도 있을 정도이며 역사적으로는 양초를 만드는 데에 가장 보편적으로 쓰였습니다. 그러나 예나 지금이나 수요와 비용 등의 문제 때문에 밀랍양초는 고급품이어서 대체품 양초를 만들어 써왔었고 오늘날에는 일반적으로는 인공 왁스, 파라핀으로 대체되어 사용되고 있습니다. 물론 불교상이나 양봉농장 홈페이지 등에 찾아보거나 주문하면 비싸긴 해도 진짜 밀랍초를 구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밀랍을 아예 소분해서 파는 경우도 많아 DIY식으로 직접 밀랍초를 만들 수도 있다. 전통적으로는 꿀을 벌집채로 사면 남는 게 밀랍인데 꿀을 분리하고 나서 공처럼 뭉쳐놨다 필요한 용도에 쓰기도 합니다.

물과 섞이지 않는 방수성을 사용하여 과거에는 종이에 밀랍을 먹여 선박의 틈에 끼워 넣음으로써 물이 새는 것을 막기도 했습니다. 또한 밀랍인형을 만들 수 있으며 이외에도 제과, 약제(특히 연고)의 기초제, 화장품, 절연제, 광택제, 방수제, 색연필, 실링 왁스 등의 제조에도 사용되고 도료의 원료로도 쓰입니다. 토펙스(Torpex)라는 폭뢰용 고성능 폭약을 제조하는 데에도 밀랍이 사용됩니다.

우리는 밀랍을 녹여 불순물을 거르고 없앤 뒤, 여러 가지 가공을 거쳐 사용하고 있어요. 양초는 밀랍과 파라핀을 녹여 틀에 넣고 굳힌 거예요. 순수한 밀랍은 상처를 아물게 해 주기 때문에 연고나 화장품으로 만들어요. 왁스라고 부르는 광택제에도 밀랍이 들어가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