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녀 일러스트의 결과

1.애니메이션은 스토리가 원작과 상당히 다릅니다. 이는 원작과 애니메이션을 거의 동시 진행하여 서로의 내용을100% 일치하게 진행할 수 없었기 때문이기도 하고 소녀층을 노리고 만든 애니메이션에서 원작의 내용이 너무 잔인하기 때문입니다. 애니메이션은 원작자 타케우치 나오코가 그린 단편인"코드 네임은 세일러 V"를 보고 상업성을 본 코단샤와 반다이, 토에이가 코믹스와 애니메이션을 동시에 기획해서 만들었기 때문에, 애니메이션 세일러문의 분위기는 원작 코믹스 세일러문보다 그 모태작인 "코드 네임은 세일러 V"에 더 가까워, 각 시리즈 초중기에는 1화마다 졸개를 한 명씩 물리치는 옴니버스 형식에 밝은 학원물 분위기가 나며 확립된 원작자 작품을 차용하는 것보다는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는 프로듀서들의 재량권이 더 많았습니다. 그 대표적인 예로 시리즈 디렉터를 맡았던 사토 준이치는 1기 애니메이션 초반부에는 원작 은수정 설정도 없이 무지개 수정이라는 설정을 알아서 만들었다고 실토했습니다.

2.그 결과 바보스러울 정도로 코믹한 내행성 전사들의 캐릭터는 애니에서 거의 새롭게 탄생했습니다. 또 원작 설정이나 내용을 많이 생략하고 좀 더 대중에게 내세울 내용들을 추가했습니다. 이 때문에 나중에는 다케우치 나오코도 불만을 나타낼 정도였다고 합니다.

3.이렇듯 애니메이션은 초반부는 흡사 가면라이더 시리즈 같은 단순한 히어로 극에 개그색이 강했지만 1기 후반부터 토미타 스케히로의 각본이 매우 과격한 방향으로 나아가면서 많은 시청층에게 충격을 주었고, 2기부터는 훗날 소녀혁명 우테나를 만들게 되는 이쿠하라 쿠니히코가 맡으면서 페미니즘이나 동성애까지 소재로 다루기 시작하며 어린이만 보는 작품에서 점점 탈피해가게 됩니다. 훗날 나이먹고 다시 보다가 1기 초반부 때문에 그만 보게 되고 평가절하를 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거기서 조금만 더 보면 의외로 굉장히 충격적이고 센세이셔널한 작품으로 탈바꿈하게 됩니다. 일본이나 서양에선 이런 점이 평가에 잘 반영되어 지금도 성인 여성 시청자에게도 재조명받는 작품이지만 한국 KBS 방영 당시에는 이런 에피소드가 심의에서 걸려서 대사가 대폭 순화되거나 아예 통편집되었던 탓에 잘 알려져 있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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