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씨 연습의 결과

1.캘리그래피, 서예 등이 여기에 속합니다. 동양권에는 '글씨체는 자신의 마음가짐(또는 성격)을 나타낸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 때문에 어렸을 때부터 손글씨 교정을 받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초등학교 교과과정 중 바른 정자체를 쓰는 법을 배우기도 합니다.

2.2000년대 말엽에는 한때 '예쁜 손글씨 쓰기'라 하여 전업주부들을 대상으로 지역 구청이나 복지센터, 교회 등지에서 '피오피 강좌'라는 이름으로 교육을 하기도 했습니다. 참고로 이 글씨는 요즘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간혹 동네 카페 앞에 걸린 검은 칠판을 들여다보면 색색깔로 단아하게 글씨가 쓰인 경우가 있는데, 그런 글씨를 연습하는 것입니다.

3.인쇄술이 발전하기 전에는 책을 쓸 때 당연히 일일히 손으로 썼습니다. 사극 같은 곳에서 붓으로 책 위에 글을 적어내는 방식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이렇게 사람이 손으로 일일이 써서 만든 책을 필사본(筆寫本), 그러한 일을 하는 사람을 필경사(筆耕士) 또는 필사사(筆寫士)라고 하였습니다. 이후 목판인쇄가 등장하면서 책이 대량으로 필요한 경우에는 인쇄했지만, 책을 다양하게 인쇄할 수는 없었기 때문에 여전히 필사본이 많이 돌아다녔습니다. 인쇄술이 완전히 제책 방식을 주도하게 된 것은 활자의 발명 이후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쇄기는 거대했기 때문에 20세기까지도 개개인의 문서 작성이나 자잘한 공문서는 손글씨로 처리하곤 했습니다. 타자기는 일개인이 자유롭게 인쇄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인류의 서적 역사에 한 획을 그었습니다. 이후에는 컴퓨터의 발명으로 누구나 글자를 데이터로 입력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4.학생 시절에는 손글씨를 쓸 일이 상당히 많습니다. 각자가 노트북이나 컴퓨터 등을 사용하기도 어렵고, 숙제를 제출하는 경우에도 컴퓨터는 복붙이 너무 쉽다며 굳이 손글씨로 써서 제출하라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그러나 고등학교 졸업 이후로는 기하급수적으로 필기를 할 일이 줄어듭니다. 작가나 고시생 같이 글을 많이 써야 할 직업이 아닌 이상 손글씨와 인연도 거의 끊어지는 수준입니다. 그나마도 최근에는 작가들도 수기가 아니라 타이핑으로 글을 쓰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PC, 스마트폰, 태블릿 등이 난무하는 시대이다 보니 어쩔 수 없는 부분입니다. 다만 전자칠판과 팬 태블릿이 대중화되면서 태블릿에 손글씨를 쓰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습니다.